
내란의 공간
12·3 비상계엄의 공간을 다시 밟는다.
그곳에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가 있다.
12·3 비상계엄의 ‘공간’을 찾아간다. 계엄이 모의된 대통령 안가와 국방부 장관 공관, 국무위원들이 모였던 대통령실 5층, 계엄군이 침탈한 국회, 최고 권력자의 망상과 음모론에 따라 장악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실, 정치인 체포조를 구성한 국군 방첩사령부, 야구 방망이와 케이블타이를 준비하고 리허설까지 했던 경기도 판교 국군 정보사령부 회의실, 그리고 그 작전이 세워진 안산 상록수역 인근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사의 작전 성공은 하룻밤 해프닝이 아니다. 군이 헌법기관(선관위) 침탈을 단순 모의했거나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작전 ‘실행에 착수’했고 ‘성공’한 국헌 문란이다.


판교 정보사·안산 상록수역
윤석열은 계엄 선포를 앞두고 "미래 세대에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주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가 만들려고 했던 ‘제대로 된 나라’는 폭력과 피로 얼룩진 나라였다.


국군 방첩사령부
윤석열은 탄핵심판 내내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의 증언을 흔들며 ‘정치인 체포조 운영’을 부인했다. 그러나 그날 밤, 체포조 명단을 받은 건 홍 차장뿐만이 아니었다.


대통령실 5층
그때 윤석열은 국무회의가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대통령실 5층 대통령 집무실 옆 대접견실에 국무위원 10명이 모였지만 아무도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말리지 못했다.


합동참모본부 결심지원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자 윤석열은 합참 결심지원실로 향했다. 그때 김용현과 12·3 비상계엄의 ‘막후 설계자’로 지목된 민간인 노상원 사이 통화가 오갔다.


국회의사당
국회는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이 선포됐을 때,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헌법기관이다. 윤석열은 무장군인을 동원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라는 ‘통제장치’를 망가뜨리려 했다.